코리의 로고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건 글자 하나였습니다. k도 r도 y도 아닌, 가운데의 'o'.
전통을 그대로 가져오면 기념품이 됩니다
처음에는 쉬운 길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태극 문양을 넣거나, 단청의 색을 쓰거나, 기와 지붕의 선을 따오는 것.
그런데 그렇게 만든 물건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여행지에서는 사게 되지만 집에 오면 서랍으로 들어갑니다. 한국을 상징하긴 하는데, 지금 내 방에 두기에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통을 복제하지 않고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형태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그 형태가 왜 아름다운지를 찾아서 오늘의 선으로 다시 그리는 방식입니다.
달항아리는 완벽한 원이 아닙니다
조선의 달항아리는 한 번에 빚지 않습니다. 크기가 커서 물레로 한 번에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위쪽 반과 아래쪽 반을 따로 만들어 가운데를 이어 붙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달항아리는 살짝 비뚤어져 있습니다. 좌우가 정확히 대칭이 아니고, 이어 붙인 허리 부분에 미세한 굴곡이 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달항아리를 아름답다고 말할 때 가리키는 것이 바로 그 어긋남입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넉넉해 보이는 원. 그 감각을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태극은 두 곡선이 맞물린 형태입니다
태극의 S자 곡선에는 밀어내는 힘이 없습니다. 두 영역이 서로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딱 맞물려 하나의 원을 이룹니다. 대립이 아니라 균형에 가깝습니다.
원과 S자. 이 두 곡선을 겹쳐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자가 남았습니다
달항아리의 살짝 어긋난 원 안에, 태극의 S자를 눕혔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냥 소문자 o입니다. 알파벳 사이에 자연스럽게 앉아 있어서 한국적이라고 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게 의도였습니다. 설명을 들어야만 알 수 있는 상징이라면, 설명을 듣기 전에도 예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물건으로서 마음에 들고, 나중에 이유를 알게 되는 순서.
한국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큰 소리로 말하는 대신,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곡선 하나를 남겨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