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 Design Note

70 / 20 / 10,
패키지 위의 색 배분.

2026.04.28 · 3 min read

색을 고르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비율을 정하는 것입니다. 좋은 색 다섯 개를 같은 크기로 늘어놓으면, 대개 아무 색도 아닌 것이 됩니다.

도시 하나에 색 하나는 너무 좁습니다

서울은 무슨 색이냐고 물으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궁의 단청은 붉고 푸르지만, 새벽 하늘은 남색이고, 지하철 노선은 노랑과 초록이고, 봄의 벚꽃은 연분홍입니다.

한 도시를 색 하나로 가두면 정확하지 않은 물건이 됩니다. 그래서 코리는 도시마다 다섯 개의 색을 함께 씁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다섯 개를 어떻게 놓느냐.

70 / 20 / 10

정리한 기준은 단순합니다. 바탕이 되는 색 70퍼센트, 그 위에 얹히는 주된 색 20퍼센트,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색 10퍼센트.

70은 눈에 띄지 않아야 합니다. 물건을 집어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면이자, 오래 봐도 피곤하지 않아야 하는 면입니다. 20은 그 위에서 형태를 만듭니다. 10은 아주 작게 들어가지만, 이 물건이 어느 도시의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도시별 패키지가 나란히 놓인 모습
kory Package Collection

도시마다 70이 다릅니다

서울의 70은 새벽의 남색입니다. 부산은 낮 바다의 짙은 청색, 제주는 화산섬의 검정, 코리아는 노을이 지나간 뒤의 따뜻한 회백색입니다.

바탕이 다르면 같은 색을 얹어도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검정 위의 주황과 회백색 위의 주황은 다른 색처럼 느껴집니다. 도시별 물건이 서로 닮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10퍼센트 쪽입니다. 70은 오래 보게 하고, 10은 기억하게 합니다.

비율은 계속 검증합니다

이 기준은 규칙이라기보다 출발점입니다. 실제 물건에 적용해 보면 소재에 따라 같은 비율도 다르게 보입니다. 천에 인쇄한 색과 플라스틱에 넣은 색은 같은 값이어도 다릅니다.

그래서 샘플이 나올 때마다 다시 봅니다. 숫자가 맞는지가 아니라, 손에 쥐었을 때 그 도시가 떠오르는지를 기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