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여행한 사람은 대개 낮의 서울을 봅니다. 경복궁, 명동, 홍대, 한강. 그런데 이 도시에서 가장 서울다운 시간은 아무도 카메라를 들지 않는 시각에 있습니다.
새벽 6시 25분. 명동의 뒷골목입니다. 화장품 가게의 셔터는 아직 내려가 있고, 관광객은 한 명도 없습니다. 거리에 있는 사람은 첫 지하철을 타러 가는 사람, 밤새 일하고 퇴근하는 사람, 그리고 편의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뿐입니다.
이 시간에 유일하게 환한 곳이 편의점입니다.
편의점은 한국에서 가장 정직한 공간입니다
편의점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고 쓰는지가 그대로 진열돼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는 외국인이 살 만한 것을 모아둔 곳이지만, 편의점은 그냥 이 동네 사람들이 사는 것을 놓아둔 곳입니다. 그래서 더 정확합니다.
새벽의 편의점에서 사람들이 집어 드는 것은 대개 비슷합니다. 두유 한 팩, 삼각김밥, 숙취해소음료. 그리고 계산대 옆 작은 진열대에는 늘 같은 것들이 걸려 있습니다. 머리끈, 마스크, 손톱깎이, 그리고 헤어롤.
앞머리에 헤어롤을 말고 출근하는 나라
한국에 처음 온 사람들이 신기해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카페에서, 길에서 — 앞머리에 헤어롤을 만 채로 그냥 돌아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그게 이상해 보인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됩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를 굳이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은 준비 중이고, 조금 뒤에 완성될 예정이고, 그 사실을 남에게 들켜도 괜찮다는 태도. 새벽 6시 25분의 서울은 그런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기억은 대개 거창한 장소가 아니라, 이런 사소한 장면에 붙어 있습니다.
몇 년 뒤에 서울을 떠올릴 때, 경복궁의 지붕선보다 편의점 불빛 아래 두유 한 팩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기억은 그렇게 작동합니다.
그래서 이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코리의 서울 헤어롤은 그 새벽의 색을 가져왔습니다. 아직 밝아지지 않은 하늘의 남색, 그리고 그 위를 지나가는 지하철 2호선의 노란빛.
관광지의 이름을 크게 박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물건이 아니라, 서울에서 아침을 한 번 맞아본 사람만 아는 색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가서 어느 아침에 이걸 머리에 말 때, 그 새벽의 공기가 잠깐 떠오른다면 — 기념품으로서 할 일은 다 한 셈입니다.